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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과 같이
머리가 시키는 것과 마음이 시키는 것이 일치할 때도 있지만 일치하지 않을 때면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이 시키는 일이지만 내 더러운 마음에서 시키는 일인지 성령님의 음성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분별할 귀가 없는 나는 기도하고 또 기도하네..
잘 모르겠다. 내가 왜 이렇는지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전혀 갈피를 못잡겠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멍하니 누워있는 것만 같다.
바람은 모든 것을 스쳐 지나가듯이 만난다. 나도 그렇게 살아가네. 잠시 잠깐 스치는 만남을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며 느끼며 살아가길. 바람이 어느 한 곳에 머무는 순간. 더 이상 바람이 아니겠지. 내가 어느 곳에 머무르는 순간 더 이상 내가 아니겠지.
꿈을 꾸는 소년 깨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깨우지 말아야지. 꿈을 깨드릴 순 없으니까. 꿈은 이루어 질 때 빛나는 것이 아니라 꿈을 품을 때 빛나는 법이니까.
비가 주르륵 내 마음도 주르륵 흘러내리네. 빗물은 많은 것을 씻겨내듯이 내 마음도 씻겨져 나가는 것이기를.
도화지에 그림을 그렸다가 지웠다가 하듯이 내 마음에도 그렇하고 집에 사람이 들어왔다가 나갔다 하듯이 내 마음에도 그렇하네. 무엇이 그려지든 무엇이 지워지든 누가 들어오든 누가 나가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하얗고 넓은 도화지가 되는 것. 단지 활짝 열린 문과 따뜻한 음식, 이불을 준비하는 것뿐. 무엇을 그려달라, 지워달라 할 수 없고 누구를 머물게 해달라, 내보내달라 할 수 없음을 깨달아가네.
믿음이 날 이끌고믿음이 날 지탱해준다. 소망이 내게 힘을 주고소망이 나로 포기하지 않게 한다. 사랑은 지치고 헐거워진 나를 따뜻하게 감싸안으며 마음에 새겨진 잔잔하고 깊게 패인 상처에 새 살을 돋게한다. 믿음 소망이 없을 때에도 사랑은 언제나 나와 함께 있네.
화창한 낮 햇빛은 내 몸을 따듯하게 해주고 캄캄한 밤 유난히 밝은 달빛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네. 어두운 밤 속 빛나는 별빛 달빛이 그 보다 눈 부시고 화려한 다른 빛들보다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마음 또한 그렇하기 때문. 달빛은 달의 빛이 아닌 태양의 빛. 태양으로부터 나온 빛을 받아야만 빛을 내는 존재. 나 또한 그런 존재
저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넘어지고 쓰러지고 뒤로 돌아서 버리는 일이 반복되면 힘이 빠지고 지친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직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기에.. 살랑살랑 연약하고 미세한 바람아 계속 불어라 너의 주변 모든 좁은 틈 사이로 너의 손길이 스며들때까지..